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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in

  • 출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 조회수 3499
  • 등록일2019-05-16
  • 첨부파일
    • 2019.5.21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소설-2화.pdf다운로드

2019 바이오미래유망기술의 이야기 - 제2화 “조직별 면역세포의 세포체 지도” 편

 

[2019 바이오미래유망기술의 이야기 - 제2화 “조직별 면역세포의 세포체 지도” 편]


바이오로 열어가는 2035 미래사회- 제2화 “암보다 독감이 더 무서운 세상”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 지난 1월에 발표한

'2019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클릭)' 에 대해서 10화의 소설을 연재하고자 합니다.




바이오가 열어가는 행복하고 희망찬 미래상 제시를 통해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국가생명정보기술원’ 연구원들의 동료의식은 남다르기로 유명하다. 업무량이 상상을 초월하다 보니 함께 고생하던 동료들 사이에선 친가족 이상으로 서로 돕고 아끼는 문화가 있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과거엔 몇 년을 차근차근 연구해야 했던 일을 불과 몇 달 사이에 해치울 수 있게 되면서 도리어 업무량은 점점 더 많아져 갔다.


연구소 내에서 ‘기술지원단’을 총괄하고 있는 나형욱 단장도 일벌레로 유명했다. 그는 요 며칠 사이 입이 석 자는 튀어나왔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췌장암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당분간 수시로 병원을 찾아야 할 걸 생각하니 나 단장은 계속 짜증이 났다.

“도대체 하루가 아쉬운 판국에 왜 이런 일까지…” 나 단장은 주위에 미안했는지 들으라는 듯 투덜거렸다.

“거, 암 걸린 분이 너무 일만 생각하시는 것 아닙니까.” 강현은 나 단장을 놀리듯 낭랑한 말투로 말했다.

“당장 국내 기업체 기술지원 목록 검토할 것만 몇 십개인 줄 알아? 아 진짜. 인공지능은 왜 자아를 못 가지는 걸까. 말도 안 되는 업체목록 걸러내는 것만 알아서 해 줘도 원이 없겠어. 아. 내친김에 우리도 연구소 내 뇌신경연구센터랑 협력해서 한번 만들어볼까. 뇌과학도 옛날 같지 않잖아.”

“어어. 그러다 울트론(영화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악한 인공지능)이라도 태어나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알 만한 사람이 무슨 수십 년 전 농담을 하고 그래? 자네만 해도 나보다 훨씬 머리 좋은데도 내가 시키는 대로 일 하잖아.”

“어이쿠. 저는 단장님에 비하면 아직 멀었습니다.” 현은 입을 삐죽 내밀면서 너스레를 떨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러지 마시고요. 며칠이라도 입원하시는 건 어때요. 아니면 휴가라도 다녀오십시오. 10년 전에 췌장암이면 사형선고였어요.”

“요즘엔 면역항암제 한 달만 처방 받으면 되는데 뭐 하려고. 사실 나는 암보다 인플루엔자(독감)가 더 무서워. 대부분 금방 낫긴 하지만 변종이 끝이 없다 보니 가끔 치명적인 종류가 생겨나는 건 피할 수 없잖아.”

“그래도 암 생기실 정도면 너무 무리하고 계신 겁니다.”

“이봐. 일이란 건 미뤄두지 말고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해야 하는 거야. 나중에 어떻게 되고 나면 후회해도 늦는다고. 내가 젊은 시절에 일을 대강대강 했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겠나. 꼼짝없이 ‘죽었다’고 생각하면서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지 않겠어?”

그의 말에 현은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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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단장은 인류가 암을 정복하는데 큰 획을 그은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불과 10여년 전 만 해도 노년 이후 자연사를 제외하면 사망률 부동의 1위는 암이었다. 그러나 인체의 면역기능을 이용해 부작용 없이 암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가 보편화 되면서 암은 차츰 인간의 통제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 단장은 그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었다. 사람의 몸속엔 각종 장기, 피부, 혈관 등 수없이 많은 조직이 얽히고 설켜 있다. 그는 전 세계 의학, 생명과학 연구진이 달려들어도 성공하지 못했던, 각 인체 조직에 따라 최적의 항암 효과를 낼 수 있는 세포체 구조를 찾아낼 수 있는 ‘세포체 지도’를 완성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인물이었다.


자기 말대로 나 단장은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직함만큼은 남달랐다. 그는 몇 년이고 포기하지 않고 매달리면서 조금씩 실험 데이터를 계속해서 쌓아 올렸다. 그가 만든 ‘인체 조직별 세포체 지도’는 누구든지 맞춤형 항암제를 개발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바이블’이 됐다. 각종 특효 항암제가 봇물 터지듯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다.

“휴. 예. 알겠습니다.”

현은 한숨을 몰아쉬면서 일단 강 단장의 방에서 물러 나왔다. 어떻게 해서든 저 고집불통 두목님을 며칠이라도 쉬도록 하고 싶었는데,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으니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그는 방문 앞을 나서기가 무섭게 스마트 안경을 누르며 동료이자 연인인 권하선 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떻게 됐어요? 성공?”

“아니. 내 말은 이빨도 안 들어가.”

“아. 진짜 어쩌자고 저러신대요? 저러다 과로사라도 하실까 걱정이에요.”

“잠깐만 있어 봐. 나한테 아직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해.”

현은 2시간 정도 후, 단장실을 다시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단장님. 시간 되세요?”

“왜 또 왔어? 나 입원 안 한다고 했다.”

“그게 아니라. 이것 좀 봐 주시죠.” 현은 전자종이(e페이퍼)로 된 서류 한 묶음을 불쑥 내밀었다.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일부 면역세포는 인체 내 특정 조직에서만 유달리 더 높은 기능을 나타낸다는 사실은 꽤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잖아요. 이 ‘조직상주 면역세포’ 기능을 잘 이용하면….”

“그렇지. 지금 많이들 쓰고 있는 항암제도 비슷한 원리가 많지.” 나 단장은 바쁘다는 듯 서류를 휙휙 빠르게 넘겨보며 대답했다.

“제 특기가 유전자 설계 아니겠습니까. 제가 그래서, 그 면역세포의 성질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DNA 설계도를 한 번 그려보고 있었는데요.”

“뭐야? 정말인가? 그게 된다고?”

“완성되면 암 뿐 아니라 자꾸 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세포도 100% 예방과 치료가 가능할지 모릅니다. 앞으로는 인플루엔자도 무서워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거 놀랍군……. 그런데, 갑자기 이걸 내놓는 이유가 뭐야? 이 정도면 현 씨도 유명 저널에 논문도 발표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이런 일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단장님만한 전문가도 없잖습니까.”

“나한테 뭔가 해 달라는 건가?”

“별 것 아니에요. 다음 주에 일본 홋카이도(북해도)에서 유전자설계 분야 학회가 열립니다. 거기 저랑 같이 가 주십시오. 단장님이 계셔 주시면 큰 힘이 될 겁니다. 제가 이쪽 학회는 처음 이라서요.”

“아. 좋긴 하지만 나는 다른 일이…….”

“에이. 싫으시면 할 수 없고요. 그럼 저 혼자 가서 발표 할게요.”

“아…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일정을 좀 조정해 볼게.”

“비행기 표는 제가 예약해 놓겠습니다.” 현은 입술을 꾹 다물고 조용히 단장실을 빠져나왔다.

단장이 공항으로 출발한 날, 하선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현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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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있지도 않은 학회에 가야 한다고 해 놓고 상사를 휴가 보내다니.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괜찮아. 단장님은 인격이 훌륭하신 분이라고. 항공권에 온천 패키지까지 내 카드로 전부 예약해서 보내드렸는데, 화는 좀 내시겠지만 설마 날 어떻게 하시겠어?”

“그런데. 휴가결제 안 받고 가신 것 아니에요?”

“어. 내가 대신 받아 드렸어. 원장님께 몰래 부탁해서. 도착하면 사모님이랑 아이들이 치토세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을거야. 세상에 3년 동안 휴가를 한 번도 안 쓰셨 더라고.”

“와. 그럼 자기 돈 진짜 많이 썼겠네요?”

“그동안 신세 진 것 생각하면 그 정도야 뭘. 아무튼 저 DNA 설계도는 진짜 거든. 다음 주엔 진짜로 유럽 학회에 모시고 가야 해. 그 전엔 날 위해서라도 좀 쉬셔야 한다고.”

현은 음흉해 보이는 표정으로 빙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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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글 : 전승민(前, 동아사이언스 기자), 

삽화 : 조진호(NC문화재단)

감수 : 김태돈(한국생명공학연구원)

기획 및 편집 : 김무웅, 남연정(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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